츠케멘의 온도, 과연 뜨거우면 좋을까요?
혹시 츠케멘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아마도 츠케멘 때문에
라멘에 빠져버린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입니다.
차가운 면을 뜨거운 지루에 담가서 먹는 츠케멘을 즐기다 보면
항상 미지근해지는 지루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간혹 지루를 다시 데워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종중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게에 따라서
고체연료를 이용하거나
테이블에 인덕션을 설치한 츠케멘 전문점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애매한 미지근함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츠케멘을 아츠모리(따뜻한 면)로 즐겨본 저는
다시는 츠케멘을 아츠모리로 먹지 않게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답은 그냥입니다. 나랑 안 맞아서
그런데 그것도 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역시 라멘은 과학이라니까요.
여기서 라멘과 온도의 관계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조금 지루하겠지만
그럼 시작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5가지 맛중에서
짠맛과 신맛은 온도에 따른 변화가 없지만
단맛, 쓴맛, 감칠맛은 온도에 따라 맛이 변화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론 맛과 온도는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이 5가지 맛중에서 라멘 경우에는
짠맛과 감칠맛이 라멘의 맛을 주도합니다.
짠맛은 온도의 변화가 없지만
감칠맛은 온도에 따라 변화가 있다고 했잖아요.
음식의 온도가 내려가면 짠맛은 그대로 지만
감칠맛은 약해지므로 점점 짜게 된다.
하지만 온도가 체온에 가까울 경우에는 감칠맛이 더 잘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짠맛과 감칠맛의 밸런스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고,
츠케지루의 온도는 체온에 가까울수록 맛있다는 겁니다.
약간 미지근하게
일단 츠케멘의 츠케지루는
다른 맛보다는 감칠맛에 초점을 맞춘 수프입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교카이츠케멘은 농후한 맛이 제일 중요한데
어분가루로 맛을 낸 츠케지루의 농후한 맛은
낮은 온도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반 라멘처럼 뜨겁게 만들면
츠케멘의 맛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지근한 온도에 최적화된 츠케멘을 뜨겁게 먹는 다는 것은
즉, 맛의 밸런스를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츠케멘과 면의 두께
두꺼운거? 얇은 거?
결론적으로는 츠케멘에는 두꺼운 면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통 츠케지루는 너무 진해서 그것만 마시기는 힘들어합니다.
면에 적셔 먹어야 그 농후함이 중화되어서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굵은 면을 선택한 것도 그 감칠맛을 최대치로 즐기기 위해서 입니다.
얇은 면은 농후한 감칠맛에 묻혀 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얇은 면은 감칠맛을 불러오는 짠맛과 단맛도 그대로 스쳐 지나가 버릴 것입니다.
또 가는 면은 시간이 흐르면 수분이 쉽게 증발해 잘 굳어 버립니다.
그래서 대체로 츠케멘의 면은 두꺼운 면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감칠맛을 더하고 면이 엉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시마육수(콘부지루)에 적신 면을 내는 콘부스이츠케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라멘을 즐기는 개인의 취향이고
이 또한 존중되어야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용은 "라멘이 과학이라면"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라멘의 맛'에서읽고 각색정리한 내용입니다.
'라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멘이야기28] 밀가루와 글루텐(gluten) (0) | 2023.08.25 |
---|---|
[라멘이야기27] 내가 간장까지 알아야 하나요? (0) | 2023.08.10 |
[라멘이야기25] 해장은 라멘으로 (0) | 2023.07.18 |
[라멘이야기24] 라멘의 감칠맛 효과은 다시(出汁) (0) | 2023.06.06 |
[라멘이야기23] W수프와 수용성 (0) | 2023.05.31 |